행적 감추다 갑자기 등장···징역 1년 선고 받아
본교 사학비리의 폐단을 이끈 손종국 前 총장이 지난 5~6월경 구속됐다. 본지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초 본인이 본교 前 총장임을 밝히며 기존 전등을 LED전등으로 교체하는 데 알선 수수료를 줄시 80억 원 상당의 전등 교체 공사를 하게 해주겠다며 해당 자리에서 현금 2억 원을 편취했다. 이에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으나 피해자가 다시 1억 5,000만 원을 돌려받은 점을 감안해 지난 2022년 9월 14일 징역 1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본교 민주동문회 김승일(건축·94학번) 회장은 “손종국 前 총장이 모교의 주인 행세를 하며 사기행위로 구속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경악을 금치 않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해당 판결 이후 자취를 감췄던 그는 지난 5월 상소권회복1)을 신청하며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전문가 A씨는 “지난 2022년 이후 행방을 알 수 없어 형집행정지상태에 접어들었고 올해 진행한 상소권회복 신청의 경우 2022년 당시 이뤄진 재판이 궐석재판이었던 점을 빌미로 상소권회복을 신청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또한 “상소권회복은 확정판결에 불복해 상소권 제기 권리를 찾는 것”이라며 당시 상소권회복 신청 배경에 대해 부연했다. 또한 “상소권회복은 재심과 달리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 과실로 상소기간이 초과한 경우, 심신상실 또는 무능으로 인해 상소를 제기할 수 없었던 경우와 같이 정당한 사유로 인해 상소를 제기할 수 없었을 때 받아들여진다”며 “그러나 이러한 정당한 사유를 입증하지 못해 기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손종국 그를 둘러싼 불협화음, 누구신데요?
손종국 前 총장은 1985년 본교 법인 경기학원의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토지 불법매각 △교비 횡령 △부정 편입학 △교수임용 부정 의혹 등 갖은 사학비리를 저지른 정황이 포착됐고 학생들은 재단 퇴진 운동을 벌였다. 이후 1993년 총장으로 취임하며 본교 운동부를 이용한 무력 진압을 일삼았다. 본교 진상조사특별위원회가 편찬한 조사백서에 따르면, ‘학생들에 대해 운동부들을 동원해 강제진압하며 폭력 및 인권을 유린했고 운동부들과 학생들 간의 대치상황을 방조해 폭력사태를 발생하게 하는 등 1993년에 발생한 사건은 모든 정황에서 학생들의 대부분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기재돼 있다. 이후 손 前 총장은 세 번의 연임을 진행했고 결국 각종 혐의로 2004년 구속됐다.
그러나 지난 2019년 본교에 재등장하며 다시금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예술체육대학 전민재(스포츠건강과학·4) 회장은 “손 前 총장이 예전에 이사회 장소를 갑작스럽게 바꿔 학생들이 오는 것을 막는 등의 행동을 했던 게 떠오른다”며 “손 前 총장의 자수가 다른 손씨 일가 사람들의 등장을 막을 문제들을 짊어지기 위함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학기 초 설문에서도 구재단에 대한 반대 의견을 모은 바 있어 여론이 뒤집힐 순 없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수많은 재판과 끝나지 않은 그의 행적 “손씨 집안에 대한 피로도 높아”
실제 본지 취재 결과, 고소장 및 지난 2019년 당시 3주체의 고소 등 손 前 총장을 둘러싼 각종 형사 고발 건이 남아있음을 확인했다. 해당 건들은 모두 본교 前 총장이었음을 피력하며 수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사기로 취득한 혐의다. 이에 전문가 A씨는 “행방이 묘연하던 당시 기소중지였던 사건들의 조사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며 “각종 고소·고발 건이 남아있는 만큼 현재 선고받은 징역 1년에 더불어 그에 더하는 형을 살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민주동문회 김 회장은 “과거에도 부정입학, 인사채용비리 등 각종 비리 혐의로 구속된 자가 다시금 복귀를 시도하기 시작한 시기와 각종 사기 건의 시기가 맞물린다”며 “이제는 그의 아들까지 복귀를 시도하는 모습이 손종국 자신의 건재함을 보여줌으로써 또 다른 부정을 저지르려는 준비 작업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본교 직원 B씨는 “몇 년 전 이 모씨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정년이 훨씬 지난 분을 없던 자리에 앉히는 사건으로 구성원들의 자부심에 큰 상처를 가지게 했다”며 “수많은 매관매직 및 사기행위로 대학의 명예만 실추시킨 손씨 일가의 본교 복귀는 더 큰 혼란만 초래할 뿐, 미래가 없을 것이라는 걸 지난 10년 동안 확인시켜줬기 때문에 더욱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김봄이 기자 Ι qq4745q@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