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자는
경기대신문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신문편집국에서 사회팀 정기자로 활동 중인 글로벌 어문학부 24학번 전혜윰입니다. 돌이켜보면 기자의 어린 시절은 늘 음악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아침에는 알람 소리 대신 해금 연주가 △점심엔 잔잔한 클래식 곡의 피아노 선율이 △저녁에는 둠칫한 리듬의 일렉기타와 전자드럼의 선율이 램프를 통해 집안 곳곳에 퍼져있었습니다.
기자가 음악을 좋아하게 된 데는 다양한 악기 배우기를 좋아하던 친오빠의 영향이 큽니다. 오빠의 취미가 작곡과 편곡으로 옮겨갈 때쯤 기자는 종종 노래의 기초가 되는 이른바 ‘가이드 보컬’ 녹음을 요청받기도 했죠. 처음에는 내 목소리를 스피커를 통해 크게 듣는 것이 부끄럽고 쑥스러워 거절하기 일쑤였지만 뭐든 처음이 어렵다고들 하죠. 한 번 해보니 다음부터는 발 벗고 나서서 도와줄만큼 재미를 붙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음악은 자연스럽게 기자의 삶에 녹아들었고 오늘날 기자는 오빠의 도움 없이도 직접 녹음을 진행하고 음악을 편집, 편곡 하는 소소한 취미를 갖게 됐습니다.
Music is my Life!
녹음의 질을 좌우하는 두 가지 핵심 요소는 다름 아닌 조용한 환경과 목상태 입니다. 녹음용 마이크는 일반 마이크에 비해 작고 섬세한 소리 하나하나까지 전부 담기도록 설계됐기에 기자는 가족 모두가 집을 비워 고요해진 방 안에서 녹음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마치 혼자 코인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를 때처럼 말이죠. 이처럼, 녹음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노래방을 즐기러 왔다고 생각하면 ‘녹음’ 이라는 단어가 주는 중압감이 조금은 덜해지는 것 같습니다. 뭐든지 편안한 마음 가짐으로 임해야 숨겨진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법이니까요.
특히 기자는 △부르고 싶은 노래가 생겼을때 △심심할 때 △좋은 반주를 들을 때면 마이크 앞에 앉고 싶다는 생각이 주체할 수 없이 피어오르는 듯합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온전한 내 목소리로 듣는 경험은 음악이라는 수단을 통해 자기 자신과 더욱 가까워질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최근 기자는 악동뮤지션의 음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에 빠져 새로운 녹음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번 노래를 녹음할 때는 잊고 있던 옛 기억이 떠올라 감정에 깊게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매번 녹음을 할 때마다 겪는 일이지만 찰나의 순간에 녹아들어 기자의 내면으로 파고드는 경험은 늘 신기하고 간지러운 것 같습니다. 노래를 통해 과거의 기억과 빛바랜 마음을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이 녹음의 진정한 묘미가 아닐까요?
목소리로 순간을 기록해보세요
기자는 해를 거듭하며 변화하는 나를 기록하고자 주기적으로 증명사진을 찍곤 합니다. 이런 점에서 녹음과 사진은 참 비슷한 구석이 많 은것같습니다.매년찍는증명사진이내삶의발자국이되듯녹음또한나의기록이될수있거든요.노래 실력이 부진한 탓에 선뜻 시작하기 어려운 독자가 있다면 장비에 대한 관심을 먼저 높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인터페이스 △다이내믹 마이크 △헤드셋 등 고사양의 녹음장비를구경하는재미에 빠지면 하루빨리 써보고 싶은 마음에 녹음 부스로 발걸음을 옮기게 될 지도 모르죠.
이로써 녹음은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생각했을 독자들의 편견이 조금은 없어졌기를 바랍니다. ‘인간의 목소리는 신이 주신 최고의 악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니 노래를 잘 하든 못 하든 그런건 녹음에 있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우리 개개인의 목소리가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일 테니까요.
글·사진 전혜윰 기자 Ι hyeyum7680@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