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여행 포인트 1: 광명동굴
광명에서 유명한 관광지를 꼽으라 하면 단연코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광명동굴은 여름철만 되면 더위를 피하러 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어릴 적부터 여름이 되면 광명동굴로 피서를 떠나곤 했던 기자는 조금 이른 시기에 찾아온 무더위에 곧장 광명동굴로 향했다. 볕이 가장 잘 드는 점심 즈음 도착한 광명동굴은 여름이 채 오기도 전부터 북적였다. 표를 구매한 후 매표소부터 입구까지 이어져 있는 언덕을 오르자 사람들의 행렬이 눈에 띄었다. 동굴에 들어서자마자 피부로 느껴지는 시원한 공기에 관광객들은 일제히 단말마의 감탄사를 내뱉었다. 13도 이하라는 낮은 온도 탓에 시원하다 못해 서늘한 기분이 드는 동굴 내부는 △수족관 △와인 창고 △근대역사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했다. 그중 기자의 기억에 가장 강렬히 남았던 것은 암벽에 빔을 투사해 동굴의 역사와 관련된 화려한 영상을 보여주는 ‘미디어 파사드 쇼’였다. 독자 역시 광명동굴을 방문한다면 반드시 관람하길 바란다. 어두운 동굴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빛의 향연에 넋을 잃고 바라볼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기자의 여행 포인트 2: 광명전통시장
동굴 탐험을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광명전통시장으로 향했다. 온 거리에 유명 음식점, 프랜차이즈점들이 널려있었지만 전통시장을 택한 이유가 있다.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적이는 골목 △끊임없이 이뤄지는 판촉 활동 △오감을 즐겁게 하는 길거리 음식들까지, 그 모든 것이 어우러진 공간을 오랜만에 느끼고 싶었다. 기대에 걸맞게 다양하고 화려한 길거리 음식들이 기자를 유혹했지만 다소 평범해 보이는 손칼국수 집으로 향했다. 어떠한 가림막도 없이 뻥 뚫려 있는 주방의 모습이 음식에 대한 자신감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했기 때문이다.
칼국수가 나오고 첫 젓가락을 드는 순간, 올라온 뜨거운 김에 잠시 숨이 막혔다. 다만 동시에 머리가 한순간에 시원해지는 아이러니한 느낌을 받았다. 너무 뜨거운 탓에 후후 불어먹어야 했지만 담백하면서도 멸치육수로부터 오는 깊은 맛에 기자는 작은 탄성을 내질렀다. 손칼국수 특유의 울퉁불퉁한 식감을 통해 먹는 재미까지 챙길 수 있었다.
기자의 여행 포인트 3: 구름산 산림욕장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잠시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구름산 산림욕장으로 향했다. 이곳은 경기도 내 13개 산림욕장 중 피톤치드 농도가 가장 높다는 특징이 있어 남녀노소 구분 않고 많이 찾는 쉼터 중 하나다. 20m는 훌쩍 넘어 보이는 나무들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니 △놀이 시설 △평상 △벤치 등 다양한 시설들이 눈에 띄었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울창한 숲 사이로는 이따금씩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는데, 이때 숲 전체가 진동하며 마치 비 오는 날을 연상케 했다. 또한 하늘을 덮고 있던 나뭇잎 틈으로 쏟아지는 빛은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기자는 그대로 평상에 대자로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어쩌면 현대인에게 행복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
계획도 없이 훌쩍 떠난 반나절 간의 여행은 여름의 열기를 한꺼번에 날릴 수 있었다. 또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한 차례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점차 여름이 다가오고 있는 지금, 자신만의 시원한 여름 나기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박상준 기자 Ι qkrwnsdisjdj@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