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인데요, 성인만 입장 가능합니다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성인 PC방 

 성인PC방은 성인 게임만 제공하는 PC방으로 사행성 게임의 온상지로 여겨진다. 그러나 실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법)’에 따르면 일반 PC방과 성인PC방 모두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에 속하는 합법 영업장이다. 지자체로부터 영업 허가를 받은 성인PC방의 경우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의 등급분류를 받은 성인 게임에 한해서만 제공 가능하며 게임머니로 진행하는 도박성 게임의 경우 제재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성인PC방에서 게임위의 등급분류 심의 기준에 어긋나는 도박성 게임을 제공하거나 도박사이트로의 접근이 가능한 경우 이는 불법에 해당한다. 또한 현행 게임산업법에 따르면 게임머니 및 아이템의 현금 환전 혹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경품 제공은 불법 행위로 간주된다. 뿐더러 게임장을 운영하는 사람이 사행성을 조장하는 것만으로도 법률 위반 행위며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불법 도박사이트 흥행 돕는 어둠의 장소

 국민일보 취재에 따르면 성인PC방은 컴퓨터 5대와 초기 자본 1,000만 원만 있어도 수백만 원에 달하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성인PC방의 업주가 불법 도박사이트와 연계해 수수료를 받는 등 관련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 작년 8월 A씨는 전국 4,000여 개에 달하는 성인PC방을 활용해 2년간 900억 원에 달하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구속됐다. 또한 지난 16일 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전국 성인PC방에 도박 게임을 공급한 사이트 운영 총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약 1만 7,000명에 해당하는 성인PC방 이용자들에게 불법 게임을 제공해 도박 수입 1,700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해당 범죄는 성인PC방 운영 업주와의 협업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이와 같은 사행성 게임장 및 성인PC방에서의 불법 행위 적발 건수는 지난 2022년 단속 결과 총 2,923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범죄 발생하지만, 단속 난항 겪을 수밖에 없어

 불법 성인PC방에서 제공되는 게임의 경우 짧은 시간에 큰 금액을 잃기 쉬워 도박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수사의 사각지대에 위치한 성인PC방의 특성상 현금이 오가는 만큼 우발적 범죄 행위가 일어날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 지난 2020년 관악구의 한 성인PC방에서는 손님을 흉기로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렇듯 우범지대로 일컬어지는 성인PC방은 초중고등학교 주변에 위치한 경우도 허다하다. 작년 안양시에서는 초등학교 인근에 성인PC방이 입점하자 주변 주민 4,000명의 반대 서명을 받아 구청에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단속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경찰 측은 불법 행위를 한다는 신고 혹은 검찰로부터 영장을 받아야만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현금 전환 여부 파악 문제 및 나날이 늘어가는 회피 수법으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스1이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불법행위를 입증하기 위해서 사행성 PC방을 이용한 사람의 진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대부분이 수사에 협조적이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동네에 도사리고 있는 성인PC방은 다수의 시민을 도박으로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성인PC방에서 발생하는 불법 행위가 증가하고 있는 지금, 현 정책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순간이다.

글·사진 김봄이 기자 Ι qq4745q@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