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매일 2시간가량 왕복 4시간을 광역버스로 오가며 하남에서 수원으로 통학하고 있다. 하남 미사에서 버스를 타고 잠실을 경유해 본교 수원캠퍼스 후문에 도착한다. 이러한 등굣길과 하굣길 버스 안에는 출근, 등교하는 사람들로 온통 가득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날의 피곤함에 물들어 눈을 뜨지 못한 채 이어폰을 꽂고 버스에 오른다. 고요한 버스 안에서 사람들은 자리에 앉자마자 잠에 들거나 조용히 핸드폰을 한다. 특히 아침 수업이 있는 날에는 통학이 너무나 힘들다고 느낀다. 기숙사 사는 친구들은 오전 9시 수업이면 8시에 일어나도 안정적으로 준비를 마치고 수업에 도착할 수 있다는데, 기자는 오전 8시에는 버스를 타고 있어야 겨우 수업에 늦지 않을 수 있다. 4시간 동안 과제를 하거나 핸드폰을 보며 시간을 보낼 수도 있겠지만 멀미가 있어 모두 불가능한 일이다. 또 매번 가는 익숙한 길이지만 정류장을 놓칠까 잠에 깊이 들지 못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버스 안 전광판을 확인하며 간다.
통학은 매우 힘들지만 그 힘듦 속에서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이라는 유일한 낙이 있다. 기자는 매일 ‘오늘은 어떤 노래를 들으며 멍을 때릴까?’라는 고민을 하며 버스에 타자마자 그날 기분에 따라 플레이리스트를 튼다. 주로 고속도로를 달리기 때문에 창문 밖 풍경은 건물들보다 하늘과 구름을 더 잘 볼 수 있다. 노래를 들으며 창밖을 바라보면 그때 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멍을 때린다. 그러면 바쁘고 정신없는 등굣길과 학교생활 속에서 이때만큼은 편안해진다.
기자는 힘든 통학 생활로 인해 항상 기숙사나 학교 주변에서 자취하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지냈던 것 같다. 하지만 힘듦 속에서도 나름 소소한 행복을 찾아 즐기고 있다.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새로운 하늘과 여름이 다가오면서 푸르러진 나무들을 볼 수 있기에 행복을 느끼며 통학을 즐길 수 있다. 이러한 행복은 통학을 해야만 찾을 수 있는 행복이라 나름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제 기자는 통학하는 길이 작은 여행이라고 생각하며 즐기려 한다. 지친 생활 속에서도 소소한 행복을 찾아보자. 이 행복이 하루의 큰 힘이 될지 모른다.
글·사진 김세은 수습기자 Ι seeun2281@kyongg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