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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광교마을 방범대 봉사 장학금 횡령 의혹
  • 정민 기자
  • 등록 2023-05-08 20: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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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여금 78만 9,000원은 4월 중 이관 완료
지난달 9일 본교 익명 커뮤니티에 경찰행정학전공 봉사활동 단체인 광교마을 방범대 잔여 장학금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 게시됐다. 해당 이슈는 부회장 파면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본지는 본교 경찰행정학전공 제23대 도담학생회 임승기(경찰행정·4) 회장과 작년 광교마을 방범대장을 맡았던 구민경(경찰행정·3) 前 부회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광교마을 방범대 장학금 이슈에 대해 알아봤다.


12월 회식 후 남은 장학금 어디로 갔는가


 지난달 9일 본교 익명 커뮤니티에 ‘작년 경찰행정학과 후문 순찰 봉사 장학금 행방 여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는 경찰행정학전공 봉사활동 단체인 ‘광교마을 방범대(이하 방범대)’를 대상으로 지급된 장학금의 행방을 묻는 내용이었다. 게시글에 따르면 작년 12월경 교내 사회봉사 장학금 100만 원이 지급돼 종강 이후 장학금으로 회식이 진행됐다. 하지만 총 45명의 방범대원 중 6명이 참석한 작년 12월 회식 후 지난 3월까지 회식 비용 21만 1,000원을 제외한 남은 장학금에 대한 공지가 없음을 지적했다.


 지난달 10일 구민경(경찰행정·3) 前 방범대장이 사과문과 함께 장학금 사용 내역을 게시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11일 제23대 도담학생회 임승기(경찰행정·4) 회장의 입장문이 게시됐고 본문에는 ‘배움의 과정에 있는 학생이기에 당사자의 개인 정보가 담겨 삭제했다’는 사과문 삭제의 이유가 담겨 있었다. 임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학생회 논 의를 거쳐 작성된 사과문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이해가 부족했다”며 “급하게 작성된 사과문이 당사자와 타 학우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삭제했다”고 말했다.


대면 논의 진행, 과연 내부 고발자 색출 목적인가


 임 회장의 입장문이 게시된 지난달 11일, 작년 방범대 단체 채팅방에 대면 논의에 대한 공지가 올라왔다. 일부 학생들은 ‘내부 고발자를 색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구 前 방범대장은 “대면으로 진행하고자 한 이유는 방범대원들을 직접 만나 잘못한 부분에 대해 인정하며 사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라며 “글로는 보다 구체적인 사항이 전달되지 못할 것 같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통장 앱을 열어 자세한 내역 등을 직접 보여주기에 대면이 적합하다고 판단해 해당 방식을 택했다”고 전했다. 12일 오후 5시 작년 방범대원들을 대상으로 대면 논의가 진행됐다. 총 45명의 대원 중 7명이 참석했고 △대면 논의 진행 △장학금 이관 설명 △장학금과 사비 미구분 △늦어진 대응 △사과문 삭제 이유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불참한 대원들을 위해 질의응답 내용을 녹음했고 이후 △녹음본 △질의응답 정리본 △거래 내역을 경찰 행정학전공 카페에 게시했다.  


임시총회로 부회장 파면, “안일한 대처 죄송해”


 구 前 방범대장은 “봉사 장학금에 대한 학생지원처의 연락을 받고 급하게 장학금을 신청했고, 당시 장학금 수령에 대해 대표자의 통장 사본을 적게 돼 있어 개인 계좌를 기입했다”며 “이로 인해 사비와 장학금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했다”고 인정했다. “활동하며 돈을 사용할 일이 크게 없어 공동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고 생각지 못했다”며 “잔여금만 이관하면 된다고 생각해 장부 작성 및 잔여금에 대한 공지 등을 제대로 못했다”고 횡령의 의도는 없었음을 주장했다. 이슈 발생 전인 지난 2월 구 前 방범대장은 현 방범대장과 논의를 통해 장학금 이관을 결정했고, 지난달 12일 잔여 장학금 78만 9,000원을 모두 공금 계좌로 이관했다. 일각에서는 남은 장학금과 관련해 구 前 방범대장으로부터 횡령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는 발언을 들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구 前 방범대장은 “이는 사적으로 친분이 있는 대원과의 대화 중 나온 장난식 발언으로 공금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했다”고 해당 발언에 대한 반성을 표했다.


 구 前 방범대장은 이슈 발생 당시 경찰행정학전공 제23대 도담학생회 부회장을 맡고 있었다. 이에 학생회는 경찰행정학전공 학생회칙 제12조 4항에 따라 지난달 17일 구 前 부회장의 처벌 안건으로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총 172명의 학생이 참석했고 구 前 부회장의 파면에 대한 찬반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 결과 △찬성 115표 △반대 37표 △기권 20표로 재적 인원 2/3 이상이 찬성해 구 前 부회장의 파면이 가결됐다. 


 파면되기 전 지난달 13일 구 前 부회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단체를 이끄는 입장에서 무지한 부분이 있었고 안일하게 대처했던 것 같다”며 “공금과 사비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한 점과 잔여금 이관이 4월까지 미뤄진 점 모두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향후 장학금 관리 계획 등은 현 방범대장과 방범대원들의 상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며 부회장 자리는 공석으로 유지할 예정이다. 임 회장은 “이러한 문제의 재발 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이의 제기 등 소통이 가능한 학과 익명 채팅방을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정민 기자 Ι wjdals031004@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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