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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대학가] 학생들의 한 끼를 위해 ‘천원의 아침밥’에 뛰어든 대학들
  • 정가은 기자
  • 등록 2023-04-13 14: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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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렬한 지지와 함께 확대된 천원의 아침밥
본지 1079호(22.10.17 발행) 10~11면 오늘의 대학가에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학식 가격 인상과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대해 알아봤다. 대학의 사업 신청률이 저조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많은 대학에서 해당 사업을 추진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본지는 천원의 아침밥을 자세히 알아보고자 현재 사업을 시행 중인 경희대학교를 찾아가 현장을 취재하고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제55대 SKETCH 총학생회 이민재 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천원의 아침밥도대체 무엇이길래?

 

 지난 2017년부터 시행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쌀 소비 활성화 및 대학생들의 아침 식사 습관화를 위해 정부와 대학의 공동 지원으로 진행된다. 2021년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19세부터 29세의 아침 결식률은 53%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이렇게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학생 1,000원 △정부 1,000원 △학교 측이 나머지를 부담하며 질 높은 아침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쌀 소비 활성화 사업이기도 한 만큼 식단은 쌀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대부분의 비용을 대학이 지불해야 해 작년까지 낮은 참여율을 보였지만, 지속된 물가 상승과 학생들의 높은 식비 부담으로 올해 해당 사업에 대한 관심이 치솟았다. 48만 6,248명을 대상으로 총 28개교가 참여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당초 계획된 총 인원수 50만 명을 크게 넘어선 68만 4,867명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이로써 작년 대비 28% 증가된 예산으로 총 13개 학교를 추가해 전국 41개교를 대상으로 사업을 시행 중이다. 그럼에도 사업 확대에 대한 요청이 끊이지 않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5일, 예산과 지원 대상을 2배 가량 늘려 오는 21일(금)까지 희망 대학을 추가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아침 한 끼가 가져온 변화그 현장으로

 

 본지는 지난달 31일, 천원의 아침밥을 시행 중인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에 직접 찾아가 취재를 진행했다. 학식당이 문을 열기 5분 전부터 많은 학생이 식권 발매를 위해 키오스크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경희대학교 재학생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외부인 식사 비용인 4,000원으로 재학생들이 이용하는 식단과 동일한 천원의 아침밥을 먹어볼 수 있었다. 이날의 식단은 배추두부된장국 정식으로, △계란후라이 △제육볶음 △콩나물무침이 반찬인 질 높은 식사가 제공됐다. 콩나물무침을 제외한 나머지 음식은 자율배식이 아니었지만, 한 끼 식사로 충분한 양이었다. 낮은 가격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해당 사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8개교의 5,437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작년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8.7%인 5,375명은 천원의 아침밥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란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천원의 아침밥을 이용하는 경희대학교 학생들도 호의적인 반응을 표했다. 경희대학교 진천천(전략커뮤니케이션·2) 씨는 “평소 아침밥을 잘 먹는 편이 아니었지만, 해당 사업 이후 매일 일찍 일어나 아침을 챙겨 먹고 남은 시간에 도서관에 가는 좋은 습관이 생겼다”고 밝혔다. 또 이근황(자율전공·3) 씨는 “이전과 비교해 금액적 부담이 줄었다”며 “조식이 매진돼도 근처 편의점을 이용하는 등 아침을 먹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아침밥을 위한 학교의 노력

 

 경희대학교의 경우 예상보다 많은 수요가 발생하자 사업 대상을 30명 늘렸다. 조식 비용인 4,000원을 각각 △정부 1,000원 △대학 1,500원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500원 부담해 총 130명의 학생들은 조식을 1,000원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생협의 부분 지원이 존재함에도 조식 운영 하루당 19만 5,000원의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주 5일 모두 조식을 운영했을 때의 비용 부담은 97만 5,000원으로, 매주 1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이 지출되는 것이다.

 

 이러한 막대한 금액 문제로 예산이 부족한 대학은 사업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사업을 시행 중인 고려대학교는 동문의 기부를 받아 예산을 확보하는 등 참여대학들의 다양한 예산확보를 위한 노력이 있었다. 경희대학교 역시 재정적 부담 속에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제55대 SKETCH 총학생회 이민재 회장은 “해당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총학생회가 학생지원센터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요청했다”며 “대학에 부담이 되는건 사실이지만 학생 지원 경비로 사용돼야 하는 일부 금액을 조식으로 돌려주는 것으로, 학생들에게 한 끼 식사를 제공한다는 마음으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글·사진 정가은 기자 Ι 202210059@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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