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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後] 바쁜 일상 속 걸어서 떠나는 작은 여행
  • 정가은 수습기자
  • 등록 2023-03-14 02: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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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과 즐거운 추억을 쌓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기자도 지난 1월 방학 기간 동안 부산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평소와 다른 풍경과 맛있는 음식이 여전히 생생히 떠오르지만 새 학기가 시작하자 이리저리 치이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런 지친 하루를 보내고 나면 그날의 여행길이 그리워져 어딘가 새로운 곳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그럴 때마다 기자는 근처의 길을 걸어 혼자만의 작은 여행을 떠난다.

 

 짧은 거리도 항상 차를 타던 기자가 걷는 즐거움을 알게 된 건 오래되지 않았다. 입학 후 반년이 지나도 △과제 △시험 △동아리 활동은 여전히 버거워 하루하루 여유가 사라졌다. 그러다 문득 반복되는 피곤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평소와 다른 길을 가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먼 곳까지 갈 수 없었기에 자주 가던 한 서점까지 버스를 타는 대신 걸어가기로 했다. 지루하고 힘들 것이란 생각은 막상 길을 걷자 바뀌었다. 평소 자주 지나쳤기에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그 길엔 버스 안에서는 알 수 없는 색색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작게 피어난 꽃 △방음벽의 시화 작품 △새들의 지저귐으로 가득한 그곳은 기자가 몰랐던 새로운 길이었다. 걷다가 발견한 골목 안 작은 카페에서 차와 와플을 먹으며 짧은 여유도 즐길 수 있었다. 더 이상 목적지에 가기 위한 단순한 걷기가 아니라 새로운 풍경을 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은 작은 여행이었다.

 

 지금도 그날 그 거리의 모습이 뚜렷이 생각난다. 버스를 탔다면 몰랐을 새로운 풍경과 와플의 맛은 여행의 추억이 되기에 충분했다. 걷기의 즐거움을 알게 되자 연무시장 정류장에서 항상 버스를 탔던 기자는 이제 언덕길을 걸어 오르기 시작했다. 조금 더 여유로운 날이면 본교에서 집까지 1시간이 넘는 길을 걷는다. 그리고 그 거리는 똑같은 모습에 머무르지 않아 어제와 오늘의 모습이 다르게 느껴진다. 멀리 떠나는 여행뿐만 아니라 반복되는 일상에도 언제나 새로움은 존재한다. 걷기는 이런 새로움을 더욱 생생히 느끼도록 만든다. 캠퍼스로 올라가는 연무시장 버스정류장은 한 정거장의 거리에도 매번 긴 줄이 서 있다. 연무시장 정류장부터 학교 정문까지 짧은 거리를 걷고 자신만의 작은 여행을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정가은 수습기자 Ι 202210059@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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