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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대학가] 대학가 월세 인상, 눈물짓는 학생들
  • 김봄이 기자
  • 등록 2023-03-14 01: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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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이겨낼 순 없을까
최근 치솟는 물가와 함께 대학가의 월세가 인상됐다.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됨에 따라 전면 대면 수업으로의 전환이 이뤄지며 학생들은 월세 부담을 안게 됐다. 이에 본지는 해당 상황을 자세히 알아보고자 전국 20개 대학을 대상으로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월세 인상그 추이가 어떠한가

 

 올해는 전년도 대비 크게 물가가 상승했다. 특히 서민 체감도가 높은 △전기 △가스 △수도 등 공공요금이 28.4% 급등했다. 더불어 금리 인상으로 인해 월세까지 상승하며 학생들은 자취방을 구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본가와 학교 간의 거리가 멀거나 개인 사정으로 인근에서 자취해야 하는 대학생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한양대학교 ERICA 재학생 A씨는 “집주인들이 단합해서 월세를 올려버리니 돈은 돈대로 주고 집의 상태는 비용에 상응하지 못하는 곳에서 사는 학생이 많다”며 “사용 가능한 생활비는 작년과 동일한 반면 월세는 올라 생활이 어렵다”고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순천향대학교 재학생 B씨 또한 “모든 건물주가 합의해 월세를 한 번에 올리는 것은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에게 너무나 큰 부담이다”라며 해당 상황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이에 비교적 인기가 떨어지던 기숙사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대학 알리미 공시 자료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대비 기숙사 수용률은 23.8%로, 학생들의 수요가 있음에도 많은 이용이 불가능함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한양대학교 ERICA의 경우 작년 기숙사 경쟁률이 1.21:1로 기숙사 생활을 원하는 학생들은 많지만, 거주할 수 없는 경우가 있었다.


 또한 순천향대학교 재학생 C씨는 “일 년 치를 한 번에 지불해야 하는 년세가 대부분인데, 이것도 많이 올랐다. 방학에 주거하지 않거나 건물 사정으로 입주를 못하더라도 그 기간의 세를 합쳐서 모두 지급해야 한다”며 “이는 부당하지만, 기숙사에 떨어지게 되면 어쩔 수 없이 큰돈을 내야만 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성적보다 무서운 월세 부담

 

 본지는 대학가 월세 인상으로 인한 학생들의 고충을 듣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본교를 포함한 20개 대학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중 △가천대학교 △경기대학교 △고려대학교 △세종대학교 △순천향대학교 △신구대학교 △아주대학교 △오산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인하대학교 △한양대학교 ERICA가 설문에 참여해 총 11개의 대학에서 30명의 학생이 응답했다.

 

 월세 인상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을 호소하는 학생은 30명 중 23명으로 설문에 참여한 학생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월세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있냐’는 물음에 20명의 학생이 아르바이트를 늘릴 계획임을 밝혔다. 올라간 월세로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한양대학교 ERICA 재학생 D씨는 “아르바이트를 늘려도 비용을 충당할 수 없어 부모님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인상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시름시름 앓는 대학생정부 대책 필요해

 

 대학가 월세 인상은 전국적인 문제로 점점 심화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생 및 청년을 위한 주거 정책을 펼치고 있다. 비교적 임대료가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을 운영하고 있는데 대학생 기준 6년 동안 임대가 가능하며 면적당 보증금이 책정된다. 그러나 높은 보증금으로 월세 부담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해당 주택을 신청해 거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외에 ‘청년월세지원’ 정책이 있다. 이는 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저소득 독립 청년에게 최대 20만 원씩 12개월 동안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여러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데 그중 1인 가구일 경우 중위소득 60% 이하여야 하며 다른 주거비 지원과 중복해서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등의 기준이 있다. 오산대학교 재학생 E씨는 “세대주 분리가 어려워 사실상 1인 가구 및 독립 가정에 대한 지원일 경우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처럼 실질적으로 많은 대학생이 혜택을 받기 위한 기준을 만족하기는 쉽지 않음을 지적했다. 

 

김봄이 기자 Ι qq4745q@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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