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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보도] 경기대 vs 연세대 축구 경기, 흐르는 시간 속 멈춘 두 학교
  • 정가은 수습기자
  • 등록 2023-03-14 01: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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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개최된 상벌위원회, 결정된 두 학교의 징계
‘제59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본교 축구부와 연세대학교 축구부의 준결승이 진행됐다. 해당 경기는 페어플레이 정신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많은 비판을 받았고 결국 두 학교 모두 징계라는 결과를 받게 됐다. 이에 본지는 해당 축구 경기를 알아보며 본교 권혁철 축구부 감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경기 중 의미 없이 흘러간 20

 

 지난달 10일부터 26일까지 통영에서 ‘제59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이 개최됐다. 한국대학축구연맹(이하 연맹)이 주관하는 본 대회는 많은 참가팀으로 인해 통영기 및 한산대첩기로 나눠 진행됐다. 예선전은 4팀이 한 조를 이루는 리그 형식으로 실시돼 각 조의 1, 2위가 각각 본선 16강, 22강에 진출해 토너먼트를 치르게 된다.


 본교 축구부는 본 대회에 출전해 △동국대학교 △전남과학대학교 △경민대학교가 있는 19조에 소속돼 예선전을 치렀다. 2승 1무라는 기록으로 조 1위를 달성해 진출한 16강에서 전주대학교를 3대 1로 꺾고, 8강에서 대구예술대학교와의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사건은 지난달 23일 진행된 연세대학교와의 4강 경기에서 발생했다. 연세대학교는 전반 9분에 선제골을 넣자 수비에 전념하기 시작했고 본교 축구부도 상대를 공격하지 않고 자기 진영 안에서 수비적인 태도를 취했다. 1점 앞서던 연세대가 공을 점유한 상태에서 주고받기만 했고 양 팀은 상대의 공격만을 기다리며 경기 정지 상태가 20분간 지속됐다. 이에 감독관이 두 감독에게 주의를 줬고 이후 원활한 경기가 진행됐다.

 

비판의 시선논란 속 상벌위원회 개최

 

 해당 경기를 본 사람들은 페어플레이 정신을 볼 수 없는 경기라며 두 축구팀을 강하게 비판했다. 사실상 해당 경기에서 행해진 연세대 축구부의 공 돌리기와 본교 축구부의 중앙선을 넘어가 공격하지 않는 등과 같은 태도에 대한 명확한 징계 규정은 없다. 연맹은 많은 비판을 받던 해당 경기에 대해 지난 2일 오후 1시경에 상벌위원회를 개최했다. 논의 결과 연맹 측은 명예 실추를 사유로 양측 모두에게 다가오는 연맹 주최 및 주관 1개 대회에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로 인해 두 축구팀은 오는 7월에 개최될 1·2학년대학축구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경기의 지연뿐만 아니라 경기 중 리프팅 및 대화를 하는 등의 행동은 선수의 잘못도 있다고 판단해 전술을 지시한 감독만이 아닌 팀 전체에 대한 징계를 내린 것이다. 현재는 연맹의 상위기간인 대한축구협회에 징계 결과를 보고해 해당 징계가 적절한지 판단 중에 있다. 일각에선 두 팀의 징계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처벌 수위가 낮을뿐더러 연세대의 경우 근 몇 년간 1·2학년대학축구대회에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논란에 희미해진 영광축구부의 현장 속 이야기

 

 본교 축구부 권혁철 감독은 현재 본교 축구부의 전체 인원은 총 22명으로 11명이 출전하는 축구 경기 특성상 비교적 작은 규모며, 지난 1월 참가한 1·2학년대학축구대회에서 주장 선수가 발목 인대 파열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게다가 다른 선수 중에서도 지난달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목 부상, 족막염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본 대회를 뛸 수 있는 선수는 18명이었다. 대진 상대 또한 만만치 않았다. 예선전 첫 경기 상대인 동국대학교는 지난 제56회 춘계대학연맹전 및 추계대학연맹전을 우승하며 2연패를 달성했고, △전주대학교 △대구예술대학교 △연세대학교 역시 다수의 우승 기록을 보유했다. 권 감독은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의 공을 빼앗아 빠른 역습을 하는 것이 본교 축구부의 주요 전술이었다”라며 해당 전술로 여러 강팀을 꺾고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를 경계한 연세대학교 축구부는 선취골 이후 공격보다 수비를 선택했다. 이에 본교 축구부는 격차를 좁히기 위해 초조하게 밀어붙일 시 발생할 후반 체력 등의 문제를 걱정한 권 감독이 해당 전술을 지시하며 문제가 발생했다. 권 감독은 “지루한 경기 진행과 리프팅 같은 부분은 잘못됐지만, 경기 도중 감독관이 내려와 두 축구부 감독을 불렀다”며 “선수들은 본부석에서 대화하고 있는 감독들을 보며 지시를 기다리다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양쪽 다 스포츠 정신을 어기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실적을 내지 못했던 본교 축구부는 3년 동안 꾸준히 기록을 높여 올해 4강 진출이라는 큰 공적을 세웠다. 하지만 축구부의 노력과 성과의 영광은 논란으로 인해 얼룩졌다. 이에 권 감독은 “점점 체육실의 지원이 감소하는 현실에서도 선수들 개인이 인당 약 180만 원을 각출해 대회에 참가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며 “변수에 능숙하게 대처하지 못했지만, 단편적인 내용만 보도돼 많은 분이 이러한 경기 밖의 이야기를 모르는 것이 속상하다”고 밝혔다. 또한 권 감독은 “그럼에도 잘 따라와 준 선수들과 응원해준 본교 구성원분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정가은 수습기자 Ι 202210059@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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