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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둘이 보다 하나 죽어도 모르는 순수 재미 NO.1
  • 박선우 기자
  • 등록 2023-03-14 01: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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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2년, 3학년 3반에서 한 학생이 죽게 되는 사고가 일어난다. 3반의 학생들은 친구가 죽게 된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다 ‘그는 죽지 않았다’며 그가 살아있는 듯 행동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소설은 사고로부터 26년 후인 1998년, 그 사건이 다시 일어날 것 같다는 전설이 돌기 시작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야기는 이 전설을 중심으로 전학생인 ‘사카키바라 코이치’의 시선으로 펼쳐진다. 뭔가에 겁먹고 있는 듯한 교실 분위기에 위화감을 느낀 코이치는 그 이상한 존재감의 정체인 소녀 ‘미사키 메이’에게 접촉한다. 그런 가운데, 반장인 사쿠라기 유카리가 비참한 죽음을 당하게 된다. 코이치는 깊어지는 수수께끼 속에서 이전 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이어져 있음을 발견하고 전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나더(Another)’는 아야츠지 유키토가 쓴 일본의 미스터리 호러 소설로, 2006년 출간된 작품이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서사를 자랑한다. 이 작품에는 △살인 사건 △전설적인 요소 △인물 사이의 관계 △역동적인 전개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한다. 단순한 공포 요소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심리적 측면과 사회적 이슈도 다루면서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끊임없이 긴장감과 호기심을 자아내는 전개를 통해 계속해서 이야기를 읽게 만드는데, 기자가 생각하는 이 소설이 가진 가장 커다란 가치가 바로 이 것이다. 


“죽은 자는 누구?” 

『어나더』 中 


 기자에게는 형이 있다. 과거 무슨 행동을 해도 책을 읽지 않던 형이 ‘어나더’를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어낸 뒤로 독서와 가까워졌다. 사실 작중 설정이 작위적이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존재하기도 하며, 기자 역시 걸작이라 부를 정도로 뛰어난 작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형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대중적인 소재를 통해 이끌어내는 전형적인 공포 △미스터리한 상황을 청소년기 학교 배경으로 설정해 얻는 실감나는 분위기 △호러 장르임에도 편안하게 읽히는 문장력 △캐릭터가 주는 입체적 매력이 주는 즐거움 △애니메이션적 이미지가 연상되는 점 등, 기자가 경험한 책 중 잠시도 멈추지 못할 정도로 순수하게 재미로 가득찬 작품은 ‘어나더’만한 게 없었다. 호러라는 장르에 특별한 거부감이 없다면, 혹은 독서를 시작하고 싶지만 처음으로 펼쳐야 할 책이 고민된다면 ‘어나더’를 강력히 추천한다. 


박선우 기자 Ι 202110242psw@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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