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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AI의 뛰어난 성능 뒤엔 노동착취가 있었다
  • 김현비 기자
  • 등록 2023-03-06 09: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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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2월 1일 출시된 GPT-3.5를 기반으로 하는 대화형 인공 지능 서비스 ChatGPT(이하 챗GPT)가 출시 두 달 만에 이용자 수 1억 명을 돌파했다. 더해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마이크로소프트가 10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16년 출시된 ‘틱톡’이 같은 수의 이용자를 모집하는 데 9개월이 걸렸다는 점은 AI 산업이 이례적인 속도로 성장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챗GPT의 이전 모델 GPT-3은 사용자와 주고받는 대화에서 문장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데 뛰어난 능력을 보였지만 △성차별 △인종차별 △선정적 발언을 여과 없이 표현해 논란이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픈AI는 △폭력 △증오 표현 △성적 학대 △자살 등의 표현이 담긴 문장을 별도로 분류해 AI를 학습시키도록 했고, 기계학습(머신러닝)을 위한 라벨링 작업을 아웃소싱 기업 사마AI를 통해 케냐 노동자에게 맡겼다. 


 그런데, 해당 작업에서 노동 착취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들은 숙련도·작업량 등에 따라 시간당 1~2달러의 수당을 받으며 하루 9시간 동안 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지난 1월 18일 미국 타임지에 따르면 △성적 학대 △증오 △편견 등이 담긴 150~250개의 텍스트를 읽고 내용을 분류하는 작업으로 인해 케냐 노동자들이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상황을 대비해 상담원이 상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사의 무리한 업무 요구 와 노동으로 인해 실질적인 상담 기회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신적인 질환 위기에도 케냐 노동자들이 업무를 그만둘 수 없었던 이유는, 해당 작업이 그들의 유일한 수입원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해당 업체는 유해 콘텐츠를 여과 없이 접해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대거 발생함에 따라 오픈AI와의 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제는 AI 윤리와 맞닿아 있어 업계 전반에 걸친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개발도상국은 선진국보다 노동운동이 약해 노동자의 권리가 더욱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선진국과 달리 일자리 안정성이 낮고, 사회 보호 프로그램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제사회와 개발도상국의 정부는 노동 구조의 변화에 발맞춘 개발도상국 사회안전망 서비스 제공에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비 기자 Ι rlagusql8015@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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