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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획] 끝나지 않는 수강신청 불편사항, 해결방안 없나
  • 정민 기자
  • 등록 2023-03-06 09: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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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교 수강신청 시스템의 오류와 개선 방향성
소망가방 첫날이던 지난달 1일부터 재학생 수강신청 마지막 날인 15일까지 본교 익명 커뮤니티에선 수강신청을 주제로 많은 게시글이 작성됐다. 대부분의 게시글은 수강신청에 대한 불편 및 불만 사항을 담고 있었다. 이에 본지는 설문조사를 실시해 학생들의 불만을 파악하고, 관련 기관과의 인터뷰를 진행해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취재해봤다.


소망가방 및 수강신청, 어떤 점이 불편했나?


 본지는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7일간 소망가방 및 수강신청 과정 중 발생한 학생들의 불편사항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 23개 전공 67명 학생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었고, 학생들의 불편사항을 크게 3가지 방향으로 나눠 관련 기관을 취재했다. 세 방향의 시작점에 있는 문제들은 △전공 강의 신청 난관 △소망가방·수강신청 기간 강의 정보 변경 △졸업 요건 교양 과목 신청 곤란이었다. 중복으로 제기된 문제를 포함했을 때 각각 △33건 △ 16건 △12건 △기타 14건의 문제가 제기됐다. 



“본 전공인데 못 들어요···” 전공 강의 신청 난관 


 복수전공생이 많은 학과의 경우 수강신청에서 원하는 전공 강의를 신청하기 어렵다. 매 수강신청 기간마다 해당 문제가 대두되는 경영학전공이 대표적인 예시다. 재학생 A(경영·2)씨는 “전공과목의 잦은 정원 초과가 발생한다”며 “해당 학기에 전공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경우, 학비를 더 들여 계절학기를 들어야 해 어려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동시에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본 전공생 과목 선택 우선권 부여’를 통한 수업권 보장을 주장했다. 또 다른 재학생 B(경영·2)씨는 “복수전공생은 많은 반면 개설 강의 수는 터무니없이 적어 수강신청이 어렵다. 이에 본 전공생들 사이에선 복수전공생을 좋지 못한 시선으로 보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며 “왜 시스템상 문제로 학내 갈등이 조성되고 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잦은 정원 초과에도 증원이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경영학전공 학과장 강상구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내 강의실 배정 문제가 있음을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개강 전 교내 강의실 배정은 1순위로 교양과목, 2순위 전공과목 순으로 이뤄지는데, 때문에 대형 강의실을 먼저 점유하기 어렵다. 또한, 단과대학 별로 지정된 건물이 없어 강의 공간에 제약이 있는 본교의 환경적 특성도 위와 같은 강의실 부족의 원인이다. 


 다른 원인으로는 교수가 부족한 것이다. 현재 경영학의 일반 교원은 14명이지만 교수마다 6년에 한 번씩 연구년을 갖는 것을 고려한다면 통계상 가용인원은 12명이다. 일반적으로 학기당 교수 한 명이 담당하는 학부 강의는 9학점이지만 대학원 강의까지 포함하면 대부분 12학점 이상의 강의를 담당하고 있다. 12명의 교수가 9학점 이상씩 강의한다고 해도 한 학기에 열리는 전공 과목은 108학점에 그친다. 


 하지만 경영학에서 전공 강의 신청 문제는 수강신청 시기마다 제기되는데, 학과 측에서도 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 매 학기 수강신청 초과 인원을 확인하고 있다. 학생들의 졸업 및 이수 인증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확인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본 전공생과 복수전공생 모두에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경영학의 복수전공 및 다전공 인원은 △지난 2020년 137명 △2021년 242명 △2022년 172명 총 551명으로 평균 183명에 달한다. 경영학 전공의 입학 정원이 180명인 것을 고려했을 때, 정원의 두 배가 넘는 학생을 수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로운 복수전공과 다전공 선택을 권장하는 본교 특성상 복수전공 인원을 제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갑작스러웠던 강의 정보 변경 


- 행정학전공 행정법 강의 요일 및 시간 변경 


 소망가방 이후와 수강신청 당일, 갑작스럽게 강의 정보가 변경돼 일부 학생들이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행정학전공 ‘행정법’ 과목의 경우, 소망가방 기간에 공지된 강의 시간은 목요일 4~6교시였지만 소망가방 기간 종료 이후 수요일 6~8교시로 변경돼 학생들의 혼동을 야기했다. 재학생 C(행정·4)씨는 “학과 사무실로부터 소망가방을 다시 열어줄 수 없다는 사실을 들었고 이후 강의 시간 변경에 대한 동의서를 받았다”며 “학생들에게 통보식으로 동의서를 보낸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전했다.  


 행정학전공 사무실에 직접 문의한 결과 행정법 과목의 강의 정보 변경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해당 강의는 외부 강사의 담당 강의로, 소망가방 기간 이후 강사 소속의 연구소에서 해당 요일에 출강이 불가하다는 사실을 행정학전공 측에 전달했다. 내부 사정으로 강사 변경이 어려웠던 행정학전공은 결국 시간 변경을 택했다고 전했다. 


- 무역학전공 재무관리 강의 요일 및 시간 변경 


 무역학전공 ‘재무관리’과목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다. 수강신청 당일이었던 지난달 13일, 월요일 1~3교시였던 강의가 목요일 4~6교시로 변경됐다. 재학생 D(무역·4)씨는 학과 사무실에 이를 문의했고 이에 “원래 바뀌었어야 했는데 이제야 바뀌게 된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D 씨는 “수강신청을 마친 시점에서 강의 시간이 변경되며 원래 계획했던 일정에 많은 차질이 생겼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무역학과 사무실은 “해당 강의를 변경한 날은 지난달 9일로 소망가방 신청 기간 이후지만 수강신청일 이전이었다”라며 “당일 무역학과 단체 채팅 방을 통해 이 사실을 공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강신청 당일까지 프로그램에 변경 사항이 표시되지 않은 것은 학사혁신팀의 행정 처리 과정에서 이가 누락됐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학사혁신팀에 인터뷰를 요청했음에도 “소망가방 변경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렇게 문제가 생긴 부분이 통계상으로 얼마 되지 않아 이 부분이 이슈화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며 거부했다. 


- 컴공과 부트캠프(Bootcamp) 이슈 


 지난달 14일 오전 11시경, 컴퓨터공학전공 4학년 전공과목 중 ‘데이터베이스프로그래밍’과 ‘블록체인DApp설계’등의 과목이 ‘부트캠프’전용 강좌라는 내용이 전자 출결앱 쪽지로 학생들에게 전달됐다. 해당 강좌는 소망가방 및 1일 차 수강신청 당일까지 신청 가능한 과목이었고, 부트캠프와 관련된 공지사항도 없었기에 이를 신청한 학생들은 당혹감을 표했다. 재학생 E(컴퓨터공학·4)씨는 소식을 접한 직후 학과 사무실 측에 대안 마련을 요청했지만 “해당 과목은 처음부터 부트캠프 전용으로만 개설된 과목이기에 신청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후 컴퓨터공학전공은 학과 알림으로 2·3차 공지를 진행해 ‘부트캠프 교과목을 반드시 수강해야 하는 학생은 김남기 교수님과 면담을 진행하기 바란다’는 내용을 전달했고, E씨는 면담을 신청했다. 하지만 면담에서도 “부트캠프 전용 강좌기에 수강할 수 없다”는 답변과 함께 “늦게 공지한 것이 학생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들었다고 밝혔다. 


 사실 확인을 위해 컴퓨터공학전공 사무실에 연락했지만, 컴퓨터공학전공 측에선 답변할 내용이 없다며 부트캠프 측으로 연락하라고 답했다. 이에 부트캠프 부서와의 연결을 요청했지만, 외부 사업체기에 해당 사업을 주관하는 기관이 어디인지 학과 사무실에서도 파악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저 졸업할 수 있나요?”교양 과목 신청 곤란 


 올해 도입된 교양 과목 학과·학년 제한을 비롯한 교양 과목 수강신청 도중 발생한 문제들로 재학생들은 교양 과목 신청에 불편을 표했다. 핵심교양과 기초교양 같은 교과목의 경우 본교의 졸업 요건으로 졸업하기 위해 반드시 이수해야 하지만, 정원 초과로 해당 과목들을 신청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학생들은 교양 과목 증원이 어려운 원인과 학과·학년제한 시스템이 도입된 이유 등에 의문을 가졌다. 


 진성애 교양대학에 문의한 결과, 이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먼저, 교양 과목의 증원이 어려운 이유는 강의실 배정 문제와 특정 강의로 학생들이 집중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후자의 경우 특정 요일 또는 담당 교수에 대한 선호도로 인해 특정 과목을 신청하지 않아 그 강좌가 폐강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많은 재학생이 불만을 토로했던 학과·학년 제한 시스템도 이와 연관돼 있다. 학과·학년 제한 시스템이 도입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까지 진행했던 시스템을 올해 다시 도입한 것이다. 그 이유는 작년 신입생에게 학년이 올라갈수록 신청이 어려운 기초 교양과 진성애 과목의 수강을 독려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폐강되거나 공석이 많은 강좌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교양대학 측은 위와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고자 올해는 제한 시스템을 도입해 신입생에게 교양 선택의 우선권을 준 것이라고 밝혔다.


정민 기자 Ι wjdals031004@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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