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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피어오르는 “제2의 중동 붐”, 하지만 부족한 문제의식
  • 박준호 수습기자
  • 등록 2022-12-28 15: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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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가진 문제점들, 면밀한 분석의 필요성
지난 17일,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가 양국의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지난 2019년 6월
이후 약 3년 만에 방한 일정을 수행했다. 초대형 신도시 ‘네옴시티’에 관한 협력을 주된 목표로 하는
이 회담은 ‘제2의 중동 붐’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하지만, 반대로 이 프로젝트의 △비현실성
△인권탄압 △그린워싱 같은 문제점은 우려 역시 가지게 한다. 이에 본지는 이번 회담이 가지는
의의와 ‘네옴시티’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분석하고자 한다.

‘비전 2030’의 실현을 위한 사우디 왕세자 빈 살만의 방한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을 공식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 5대 총수를 비롯해 여러 주요 인사들과 회담을 가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비전2030’의 실현을 위해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 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전2030’이란 사우디의 석유산업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목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을 개혁하고자 하는 계획이다. 


 이번 회담으로 가장 주목을 받은 사업은 초대형 미래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다. 사우디의 ‘비전 2030’ 개혁 정책의 일환인 이 사업은 사업비가 5천억 달러에 이르며 △자율주행 교통수단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 같은 미래 기술이 대거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피어오르는 “제2의 중동 붐”에 대한 희망 

 

 한국 기업들은 빈 살만 왕세자의 이번 방한을 통해 사우디 △정 부 △기업 △기관 등과 26개 프로젝트 관련 계약 또는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총 사업비는 30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일머니로 무장한 사우디는 거대한 투자처로서 놓칠 수 없는 파트너다. 이렇게 초대형 사업에 한국 기업이 대거 참여함에 따라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해 볼 수 있다. 


 1970년대 석유 파동으로 석유 가격이 폭등해 세계 경제가 휘청 거릴 때 큰 부를 축적한 아랍 산유국들은 대대적인 건설, 토목 공사를 벌였다. 이때 우리나라는 현대를 비롯한 여러 건설 회사들 이 공격적으로 중동에 진출했고, 이로써 한국은 경제 발전을 위한 막대한 외화를 벌었다. 그리고 이번 한·사우디 회담을 통해 추가적 투자협약 가능성이 높게 점쳐짐에 따라 다시 한번 중동 특수에 대한 긍정적 기류가 형성됐다. 


‘네옴시티’의 문제점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피어오르는 중동 특수에 대한 희망과 동시에 이 프로젝트에 대한 문제점 또한 제기됐다. ‘비전 2030’은 갑작스레 권력을 쥔 빈 살만 왕세자가 자신의 불안한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분명한 실적을 거둬야 하는 상황 속에서 발표됐고, 초기 단계부터 권력의지의 산물이 아니냐는 비판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도시와 동떨어져 있는 막연한 사막 지대에 초대형 신도시를 짓겠다는 비현실적 계획 △해결되지 않은 전력과 담수 공급 문제 △시민 2만 명이 강제이주 위기에 처한 인권탄압 문제까지 수많은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한 가지 또 문제되는 것은 ‘그린워싱’1) 논란이다. ‘네옴시티’가 내세우는 ‘재생에너지로 가동되는 담수화 설비’는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고, 도시의 건설과정에서 배출되는 막대한 탄소발자국이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가 허울뿐인 미래형 도시 건설 계획이 아니냐는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이유다. 

 

 분명히 이번 사우디와의 회담은 성공적이었고 암울한 경기침체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충분한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이 사업의 중요성만큼 신중한 숙고가 선행돼야 한다. 막대한 규모의 투자 계획이기에, 이 프로젝트가 가지고 있는 △불확실성 △정치적 위험 △경제적 위험 요인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박준호 수습기자 Ι parkjunho@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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