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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텍스트(context)와 콘텐츠(content)
  • 편집국
  • 등록 2022-05-02 15:04:27
  • 수정 2022-05-18 13: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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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대에 남녀갈등이 부각된다. 적지 않은 갈등이 되리라 예측된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 여성과 남성은 대등하다. 서로 독자적인 권능을 가지고 있으며, 각기 창조주권을 행사한다. 그렇지만 여성과 남성은 다르다. 다르기 때문에 같고, 같기 때문에 다르다. 같으므로 화합하고 조화한다. 다르므로 갈등하고 투쟁한다. 그러한 까닭에 투쟁하면서 화합하고, 조화하면서 갈등한다. 이처럼 명쾌한 말이 어렵게 들릴 것이다. 

 

 간결한 예증을 들어보자. 남녀가 서로 사귀면서 서로 기념일을 챙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의 편한 예시로 2월14일, 3월14일을 보도록 한다. 2월14일은 발렌타인 데이이고, 3월14일은 화이트 데이이다. 상업적으로 조작된 날이어서 썩 유쾌하지 못한 기념일이지만, 이 때 남녀는 기념일을 기리기 위해서 선물한다. 이 기념일은 남녀의 반응하는 것이 서로 다르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여성은 이 기념일에 받는 선물의 맥락을 중시한다. 맥락은 단순한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를 기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포장된 내용보다 이것의 관계 항에 따라서 어떠한 맥락에 입각하여 무엇을 어떻게 담아서 주는가 하는 마음을 여성들은 중요시한다. 맥락을 중시하기 때문에 사려 깊고 동시에 섬세한 것들의 의미를 중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남성은 무엇을 주는가에 주의를 집중한다. 자신의 뜻이 담긴 내용물을 중시한다. 이 선물을 얼마를 주고 어떠한 것을 사주는가에 모든 것을 결정적으로 고려한다. 자신의 마음을 내용물로 대체하는 것이 남성들의 기본적 면모이다. 무엇을 주는가에 초점이 모아져 있으므로 내용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의의를 강조하고 있다. 여성들이 왜 이것을 말하는 것에 견주어서 남성을 무엇을 어떻게 주는가에 깊은 관심사를 가지게 된다. 


 선물 하나를 두고 이렇게 말한 예증을 확대하고 과거의 유산으로 소급하도록 한다. 구석기와 신석기의 사이 시기인 후기구석기인 중석기 또는 간석기에 인류는 위대한 창조를 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야기 가운데 가장 오랜 것이 신화일 가능성이 있다. 특정한 무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무당신화는 아니고, 일반신화가 이 과정에 만들어졌고, 그것의 원래 모습은 아마도 민담과 같은 것일 수 있다. 


 여성들은 관계 중심적인 것들을 소중하게 이야기에 담는다. 이에 반하여 남성들은 주제중심적인 것들을 중시한다. 여성은 집안을 돌보면서 주변부를 샅샅이 탐색한다. 남성은 밖으로 나가서 사냥을 하면서 동물을 잡아와야 하는 책무를 간직한다. 이들이 불을 피운 곳에 와서 각각의 낮의 체험을 말한다. 여성은 개울 건너 들판에서 따온 딸기를 채집한 것을 비교적 자세하게 말한다. 이에 반해서 남성은 죽을 힘을 다해서 잡아온 동물의 먹거리를 자랑한다. 이야기의 방식이 다르다. 여성은 맥락을 기억하고 내용을 말한다면, 남성은 내용물을 강조하고 획득에 초점을 둔다. 


 여성의 순연한 유산은 민담같은 신화이고, 남성의 열정에 찬 유산은 전설같은 신화이다. 여성은 민담지향형의 이야기를 잘하고 섬세하고 관계를 중시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선호한다. 이에 반하여 남성은 무훈을 강조하고 군담이나 영웅적인 행위를 숭상한다. 여성들의 선호물인 민담을 구연하는 것들을 보면, 부엌에서 일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주인공으로 삼는 것을 볼 수 있다. 남성들의 이야기는 주로 전설을 중요하게 구연하고 역사적 쟁패나 인물의 행적을 중시한다. 그만큼 내용을 강조하고 업적을 중시한다. 여성은 행복할 결말을 강조하고, 남성은 비극적 결과를 소중하게 여기는 미의식의 차이도 있다. 


 결국 콘텐츠와 콘텍스트는 여성과 남성의 본질적인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의 차별성을 통하여 우리는 여성과 남성의 의식 작동 방식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음을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작동 방식과도 흡사한 면모가 있다. 현재 이 SNS의 방식과도 비교될 수 있다. 우리는 현재의 시점에서 가장 소중한 남성과 여성의 심리적 기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남성과 여성은 각기 혼자만의 방식으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다. 서로 공존하고 있으며 그것은 생물학적 기초와도 관련된다. 유성생식의 방식으로 인류가 진화하였다. 그렇지만 그 흔적을 중시하고 논의하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현재 여성가족부의 행정 요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지구의 절반은 여성이고, 지구의 절반은 남성이다. 여성과 남성이 다투고 서로 화합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정답과 가까운 것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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