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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학문과 인문학문의 조화와 갈등
  • 편집국
  • 등록 2021-12-06 10:03:35
  • 수정 2021-12-06 10: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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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학문은 자연과학으로 널리 알려져 그 위세가 대단하다. 이에 대한 편견을 버리기 위해서 자연학문으로 용어를 고정하고, 학문의 한 분야임을 분명하게 하고자 한다. 자연학문은 자연의 현상을 관찰하고 그것을 법칙으로 설정하고 추론하면서 예증을 삼는 학문이다. 구체적인 예증이 필요하므로 이를 자연학문의 예증을 둘로 삼는다. 하나는 의학이고, 다른 하나는 천문학이다. 두 학문 모두 자연학문의 본보기로 삼을 만큼 우리 사회에서 긴요한 구실을 하는 학문이다.

의학분야는 나날이 발전하지만 사람을 치료하고, 사람을 구하는 학문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의학은 인체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관찰하고 문진하고 검사하고 판명하고 그 정의에 입각하여 치료한다.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이른 바 PCR검사, 동시에 CD촬영, MRI촬영 등을 활용하고, 실제로 여러 가지 혈액채취, 전자현미경의 관찰 등을 사용하니 미시적 고찰의 전형적인 방식에 의한 학문이다. 병원은 그것의 총체적인 집합이고, 이에 입각하여 병원 구성원이 질병을 앓는 이들을 구하려고 노력하는 학문의 실체이다.

천문학은 우주적인 현상을 관찰하는 학문이다. 천문학은 가설을 수립하고 실제적으로 관찰한 결과에 입각하여 우주의 생성과 변화, 별의 기원과 종말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 학문은 관찰과 계산에 입각하는데, 주된 관찰의 수단은 우주전자망원경이나 전자파망원경 등을 핵심으로 한다. 플랑크우주망원경, 허블망원경 등이 우주적 현상의 관측 예증이다. 작은 것을 관찰하는 전자현미경과 대응한다. 관찰된 결과는 계산과 착안에 의해서 이론적인 추측으로 나아간다.

의학과 천문학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할 수 있는지, 아니면 서로 긴밀한 연계가 되는지 우리는 연구하지 않을 수 없다. 둘은 아무런 관련이 없을 수 없으며, 관련이 있을 수 없을 수도 있다. 두 학문은 관련되고, 관련되지 않으며, 관련되면서 관련이 되지 않으며, 관련되지 않으면서 관련되지 않을 수 없다. 과학은 현상을 해명하면서 이론적으로 고안한다. 철학은 이상과 같은 네 가지 명제로 통찰을 감행한다. 단순한 말장난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 두 학문의 연관성은 네 가지 명제 가운데 하나에 해당한다.

이뿐만 아니라, 과학은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지만, 인문학문의 통찰과도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게 된다. 과학은 분석과 귀납을 능사로 하고, 통찰은 종합과 연역을 장기로 한다. 과학은 측정 가능한 범위와 영역을 다루면서 수리언어로 파악하고 계산하고 산정한다. 이에 견주어서 통찰은 측정 가능하지 않은 범위와 영역을 다루면서 상징언어를 사용한다. 둘은 대극적인 영역이 아니다. 오히려 학문을 추동하는 두 가지 힘의 원천인 것을 볼 수 있다.

과학은 자연학문의 핵심적 수단이 되고, 통찰은 인문학문의 핵심적 수단이 된다. 자연학문과 인문학문이 만나야 할 지점이 여기에 있다. 서로 깊은 연관성이 있었으며, 두 학문의 거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가령 예전의 종교나 신화와 같은 학문은 이러한 영역을 겹쳐서 가지고 있었던 대상이었다. 둘은 분간되지 않고 본질적으로 하나였으며, 시대의 경과에 의해서 갈라졌던 것으로 파악된다. 두 학문의 대화가 요구되고 학문적인 합일점이 마련되어야 할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과 통찰을 아우르는 학문학의 성격에 대한 총괄적 강의가 필요하다.

인문학문, 사회학문, 자연학문 등을 차례대로 점검하고 이들의 개별학문적 특성과 함께 총괄적인 논의가 이루어지는 학문이 반드시 필요하다. 서로의 학문이 새롭게 합쳐지고 새로운 학문이 거듭 생기면서 종래의 학문과 다른 학문이 시작되어야 한다. 서로 학문의 경계가 융섭하고 새로운 학문이 많아져야 한다. 하나의 학문을 고정적으로 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최근에 이룩된 학문 가운데 건축생리학, 양자역학과 기계학습의 영역을 합치는 신개념의 학문이 많아지고 있다. 학제적 연구, 학문적인 융섭에 의해서 이러한 학문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문의 역사와 미래를 감당하는 학문이 필요하다. 그러한 학문을 가르치지도 않고, 남의 학문에 대해서 돌보지 않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한 학문의 미래는 있을 수 없다. 나날이 달라지는 학문 속에 전통적인 학문과 혁명적인 학문이 균질감을 가지고 발전하는 것은 매우 이상적인 방안일 수 있다.최근에 디지털 플랫폼의 미래와 맞닿아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것을 발전이라고 한다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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