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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메인] 집을 살 수 있을까, 집에서 살 수 있을까
  • 박선우 수습기자
  • 등록 2021-11-22 15: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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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이 많았던 2021년 집값 폭등, 그 흐름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주요국 가운데 압도적 1위다.
최근 청년들이 주택 구입을 위해 ‘영끌 대출’에 나서는 등 내 집 마련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집값 폭등이 이슈로 대두됐다.
이에 본지에서는 올해 집값의 흐름을 자세히 다뤄보려고 한다.

하늘을 뚫은 집값, 탈서울 해서 경기로


전국 아파트값이 말 그대로 하늘을 뚫었다. 특히 서울은 지난 3년간 전국 평균 상승률에서 인천과 경기도를 압도적으로 누르며 전국 아파트값이 떨어질 때조차 홀로 상승을 이어갔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도와 인천이 길었던 서울 집값의 독주 페이스를 추월하고 말았다.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 집값은 전세·분양가의 격차만 점점 커지고 불안정이 심화됐다. 때문에 최근 들어 상대적으로 집값이 싸고 규제 허들이 낮은 경기 지역에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이른바 ‘탈서울’ 행렬에 몸을 실은 사람들이 많아졌다.


또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신안산선 △고속도로 신설 등 수도권 일대에 서울로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교통 호재도 탈서울 현상 에 일조하고 있다. 통계청의 국내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은 전출 인구가 전입 인구보다 약 5만 2,406명이 더 많아 매달 평균 8,000여 명의 인구유출을 기록했다. 반면 경기도의 전입 인구는 8만 9,617명으로 전출 인구를 훌쩍 넘어섰다.


이러한 현상이 경기도와 인천의 집값을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두 지역의 아파트값은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는데, 지난 1월~8월까지 인천과 경기도의 집값 상승률은 약 21%로, 지난해 연간 상승률을 크게 넘어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거주자의 타 지역 아파트 매입 건수는 역대 최대치를 찍었고 그중 경기 지역이 62%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수요자는 증가했다?


이러한 집값 폭등으로 대출 규제가 시행됐음에도 여전히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중저가 단지와 GTX 정차 지역에 꾸준히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신규 공공택지 인근 집값까지 움직임을 보였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꾸준히 상승 세였는데 지난 9월까지 약 112를 기록했다. △정부의 집값 고점 경고 △일부 시중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중단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등 이른바 ‘돈줄 조이기’가 강화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수도권 전역에선 ‘매도자 우위’가 지속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으로 정부의 연속되는 부동산 규제에 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시장을 관망하거나 기존 시세보다 높은 호가를 부르는 ‘매물잠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집값이 상승하고, 반대로 감소하면 하락 신호로 여겨진다. 그러나 올해는 거래량이 급감했음에도 집값은 되레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비정상적인 흐름이 일어난 것이다.


정부의 대출규제, 사라진 부동산 거래


이러한 비정상적인 흐름 속 부동산은 거래절벽 현상을 마주했다. 매수와 매도의 차이가 커져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수요자는 가격이 너무 높아 물러나는 반면, 매도자는 오랜 상승에 젖어 값을 내릴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로 매수심리 위축에 박차를 가하며 전국의 주택가격 오름폭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는 자그마치 26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는데, 수도권 집값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의 집값 상승 폭은 6개월 만에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10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0.71% 상승하며 지난 9월 대비 0.01% 하락했고, 지난달 전국 주택 가격은 0.88% 올라 지난 9월 대비 0.04% 감소했다. 수도권도 지난 9월 1.24%에서 지난달 1.13%로 상승폭을 줄였다. 거래 없이 이어져 온 집값 폭등에 제동의 신호가 찾아오면서, 부동산 가격은 중요한 기로에 섰다.


박선우 수습기자 Ι 202110242@kyongg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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