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자살률 1위 한국’, 자세히 들여다보자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고의적 자해에 의해 사망한 사망자 수의 비율을 말한다. 한국의 자살률은 아래 표와 같은데, 매년 20~3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OECD 평균인 10.9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한국은 2003년부터 작년까지, 지난 2017년을 제외한 17년 연속 OECD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갖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발간한 <2021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남성(38.0명)이 여성(15.8명)보다 자살률이 2.4배 높았지만, 자살 시도는 여성(57.4%)이 남성(42.6%)보다 1.3배 많았다. 또한 자살률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해 80세 이상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에서 자살의 3대 원인은 △정신 건강(31.9%) △경제(23.7%) △ 신체·건강(20.2%) 순으로 집계된다.1) 남성은 연령대별로 △10~30세 는 정신적 △31~60세는 경제적 △61세 이상은 육체적 문제가 자살의 동기가 됐고, 여성은 모든 연령대에서 정신적 어려움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한 정신질환자 10만 명당 자살사망 발생률은 215.5명, 만성 신체질환자는 66.1명으로 정신 및 신체 질환을 보유한 경우 자살 사망 발생률이 높게 나타났다.

▲ 2011~2020 저출산(출처 : 통계청)(단위 : 명)

 코로나19로 감소한 자살률, 그 이유는?

 한편, 작년 자살 사망자는 1만 3,018명으로 지난 2019년(1만 3,799명) 대비 5.7%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감염병과 같은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시기에는 사회적 긴장과 국민적 단합 등으로 자살률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6월 실시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조사에 응한 성인 2,063명 중 자살을 생각하 는 비율은 12.4%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지난 2019년의 4.6%에 비해 약 2.5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울 평균 점수와 우울 위험군 비율 역시 5.0점과 18.1%로, 각각 지난 2019년에 비해 약 2배, 약 6배씩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외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사회적 문제가 본격화되는 향후 2~3년 동안 자살률이 증가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2003년 홍콩 사스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 재난 발생 당시에는 자살률이 감소했지만, 사태가 종결되자 자살률이 증가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그 심각성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가적 재난 속 자살예방 정책 강구해야

 이러한 상황에서 작년 11월 30일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는 제3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주재했다. 본 회의에서는 코로나19로 자살률이 감소했지만, 자살시도자 수와 자살상담 건수 등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자 전반적인 자살 예방 강화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우울증 검진체계와 심리지원 강화 △정신건강 자가진단 앱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인력을 확대하고, 대상자별 자살예방 정책을 구축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민의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 제4차 자살 예방정책위원회가 열려 △자살예방 강화대책 △인천광역시 자살 동향 및 핵심정책 △작년 지자체 추진 실적을 평가했다.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자살예방 정책 들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은 자살률 1위 타이틀을 17년 동안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정부의 정책에 대해 점검하고 코로나19 속 국민 정신건강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지수 기자 seojisu0120@kgu.ac.kr

1) 출처 : 5개년('13~'17) 전국 자살사망 분석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