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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하루 그리고 또 하나의 하루
  • 편집국
  • 등록 2021-10-06 10:55:42
  • 수정 2021-10-06 10: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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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가 당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날 이틀을 선택해 보라고 한다면, 당신은 아마도 당신의 기억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많은 날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보조 바퀴를 떼고 처음 자전거를 탄 날,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져 유치원이란 곳을 가 본 날, 처음으로 이성 친구와 데이트 한 날, 비행기를 처음 탄 날, 수능을 마친 날, 원하던 대학의 합격통지서를 받은 날,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한 날, 군에서 제대한 날, 좋아하는 뮤지션의 콘서트에 가게 된 날, 첫 월급을 받은 날, 친구와 여행을 떠난 날, 결혼한 날, 첫아이가 태어난 날 등등. 당신의 삶에서 당신이 중요하다고 꼽을 수 있는 날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입니다. 1년만 헤아려도 365일인데 당신이 살아온 그 수많은 날 중에서 이틀을 고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사실 삶의 방식에 정해진 답이 없듯이, 이런 종류의 질문 또한 정답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 질문은 톰 소여의 모험(1876), 왕자와 거지(1881), 허클베리 핀의 모험(1884) 등으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19세기 미국 사실주의 작가 마크 트웨인이 우리에게 던진 것입니다. 물론 그가 답도 제시했습니다.

 제가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이 질문을 했을 때, 학생 다수가 첫 번째로 중요한 하루에 대한 답은 비교적 쉽게 추론했습니다. 어느 날일까요? 바로 당신이 태어난 날입니다. 그날이 없다면 당신의 삶도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 말입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하루는 어떤 날일까요? 아마 당신이 아직 살아보지 않은 미래의 하루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이 하루를 살았다면 당신은 진정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럼 이쯤에서 그가 제시한 해답을 공개해 볼까요? 당신의 삶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하루는 바로 당신이 왜 태어났는지 그 이유를 깨닫게 된() 입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선택으로 이 세상에 온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 인간도 놀이꾼의 컵 속에 담긴 주사위처럼 어쩌다 이 세상에 던져진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 이유를 찾을 필요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그렇게 의미 없이 이 세상에 내팽개쳐진 그런 존재일까요?

 저는 이 지구상에 어쩌다 사람으로 태어난 존재는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탄생의 신비를 굳이 거론하지 않고도 한 아이가 태어나 성장하기까지에는 수많은 사람의 조건 없는 사랑과 응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동물 중 사람만큼 연약하게 태어나는 존재가 또 있을까요? 그래서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It takes a whole village to raise a child!)”는 아프리카의 속담은 우리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람이 되도록 보살펴 준 수많은 이들의 사랑과 그들의 암묵적인 지지가 없었더라면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누군가의 사랑의 열매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우리가 사랑의 열매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존재 이유는 너무나도 명백해집니다.

 열매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요? 열매란 전파가 목적입니다. 그래서 열매에는 또 다른 생명을 위한 씨앗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의 열매인 우리 안에도 그 사랑의 씨앗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씨앗의 목적이 싹을 틔우고 성장하여 열매를 맺는 일인 것처럼, 우리도 우리 중심에 내재하는 사랑하는 능력의 싹을 틔우고 소생시켜 또 다른 사랑의 열매를 맺는 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랑하는 일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랑의 열매이자 사랑의 씨앗이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당신의 존재 이유가 궁금한가요? 당신의 존재 이유는 당신이 당신 자신을 어떤 존재라고 정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든, 어느 날 그 시점에서 당신이 왜 그곳에 있는지 깨닫게 된다면, 당신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그날은 당신의 존재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하루,’ 바로 당신이 당신의 선택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조한선(진성애교양대학 교양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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